LPGA 스파링 마친 이정은 “퍼트도 아이언처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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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권 2개 대회 참가 후 귀국

“그린 스피드 적응하면 성적 기대”



LPGA 투어 2경기를 치른 시즌 초반 이정은은 그린 적중률 82.6%로 1위에 올랐다. [강정현 기자] 

             올 시즌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새내기 이정은6(23)이 두 경기를 치르고 한국에 돌아왔다.

본격적인 미국 원정을 앞두고 잠시 귀국한 이정은을 6일 만났다.

이정은은 “외국 선수들이 텃세를 부리지 않을까 살짝 긴장했는데 다들 너무나 친절하게 대해줘서 마음이 놓인다.

코스가 아주 좋고 난이도가 높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치른 두 대회는 미국 본토 원정에 앞선 스파링 격이다.

이정은은 호주 여자 오픈에서 10위,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는 11위를 했다.

아이언샷 기록이 놀랍다. 7일 현재 그린 적중률 82.6%로 1위다.

역대 LPGA 투어에서 이 부문 최고였던 2001년 안니카 소렌스탐의 그린 적중률(79.7%)보다 높다.

딱 두 대회를 마친 이정은이 이 기록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고 해도, 세계 최고의 샷 메이커 이정은의 경쟁력을 엿볼 수 있다.

이정은은 “LPGA 코스는 어려우면서도 다양한 편이다. 아이언샷을 하는 재미가 있다.

깃대가 구석에 있으면 약간 안전하게 공략해서 그린 적중률이 높은 것 같다”고 했다.

그린에선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정은은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 31.25개로 111위에 머물렀다.

데뷔전 호주여자오픈에서는 우승자인 넬리 코다보다 퍼트 수가 10개나 많았다.

두 선수의 타수 차는 9타였다. 퍼트 수가 코다와 같았다면 이정은이 우승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지난 4일 끝난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이정은은 4라운드에 걸쳐 퍼트 수 126개를 기록했다.

우승을 차지한 박성현의 퍼트 수는 117개였다.

역대 프로골퍼 가운데 아이언을 잘 치는데 퍼트를 잘 못했던 대표적 선수는 벤 호건이다.

호건은 “골프 경기에 퍼트를 없애고 대신 그린을 양궁 표적처럼 만들어 가까이 붙인 선수가 좋은 점수를 받게 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전하자 이정은은 “홀에 공을 넣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데 왜 그걸 없애요”라며 웃었다.

이정은은 “예전에는 퍼트를 못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매 대회 초반 적응이 힘들어 고전했을 뿐 후반 들어 나아졌다.

그린이 비단결 같아 본대로 공이 흘러간다. 그린 스피드에만 적응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7년 KLPGA투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사흘 동안 66-66-66타를 치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름도 이정은6인데 사흘 연속 66타를 치고 우승한 뒤 ‘6’ 이란 숫자에 더욱 애착을 갖게 됐다고 했다.

LPGA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아직 미국에 집을 구하지 않았다.

이정은은 “새내기처럼 열심히 뛰어야 하니 집이 있다 해도 머물 시간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여러 상황을 대비해 짐을 많이 가지고 다니는 스타일이라 이고 지고 다녀야 할 것 같다.

동갑내기 매니저인 김남희 씨와 호흡이 잘 맞아 걱정은 안 한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 출신인 이정은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는 어머니가 해주는 음식이다.

이정은은 “엄마가 해주는 음식 중 제일 좋아하는 것은 미역줄기 무침과 닭볶음탕”이라고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미국에 함께 가지 않기로 했다.

이정은은 “당분간 어머니는 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돌보시는 게 나을 것 같다.

일단 혼자 해보고 안 되면 어머니에게 도움을 청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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