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끈] 핫식스 이정은6, “마음에 상처받아 골프 멀리 한 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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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6는 2018 KLPGA 투어 대세 아이콘이다.

2016년 KLPGA 정규투어에 진출한 그는 신인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해 4승을 올려 다승왕과 상금왕, 대상, 평균타수 1위, 인기상, 기자단 선정 베스트플레이어상 등 상이란 상은 모조리 휩쓸었다.

선수 중에 동명이인이 많아 이정은의 이름 뒤에 꼬리표처럼 달린 ‘6’이라는 숫자는 이정은의 활약과 함께

‘럭키 식스’이라는 신조어에 활용된 데 이어 ‘핫식스’라는 별명으로 발전했다.

신인시절 때부터 팬클럽이 항상 곁을 따라다니며 투어에서는 공식 ‘인기녀’이기도 하다.

그녀를 처음 만난 것은 2016년 4월의 어느날.

정규투어 신인으로 본격 데뷔를 신고한 앳된 모습으로 훈련에 매진하던 이정은6를 연습장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었다.

현재 이정은6는 주목받는 선수로 ‘신분’이 바뀐 만큼 부담감과 조바심이 클 법도 하지만 다시 만나 인터뷰하는 내내 여전히 차분했다.

 

그리고 2016년 초 처음 얘기를 나눠봤을 때 ‘어리지만 속이 꽉 찬 소녀’라고 다시금 느꼈다.
 



2017년 KLPGA 투어 여왕으로 올 시즌을 시작하는 이정은6를 만나

가장 한국적이지만 여왕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컨셉의 한복을 입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발끈] 시즌 2로 다시 만난 이정은6는 한껏 꾸민 자신의 모습을 보더니 투어를 하면서 생긴 한 가지 에피소드를 먼저 전했다.

“20대 초반이기도 하고 제가 전에 스폰서가 화장품 회사였기 때문에 화장품에 되게 관심이 많고 메이크업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근데 원래 저는 화장을 안하고 골프 치는 것을 좋아한다.

한번은 화장을 안했더니 ‘어디 아프냐’ 등 주위에서 언니들이나 친구들이 제발 좀 화장 좀 하고 골프를 해줬으면 좋겠더라고 부탁을 하더라.

민낯을 그 정도로 못 알아보는 것인가(웃음).” 

필드 위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이정은6의 매력 포인트는 스윙할 때 배꼽이 살짝 보이는 것이다.

흔히 상의를 하의에 넣어 입는 다른 선수들과는 남다른 모습이기도 하다.

이정은6는 이에 대해 “살짝 노렸어요! 들켰나요?(웃음)” 라고 미소를 전했다.

어리지만 당찬 이정은6에게도 상처는 있었다.

이정은6는 마음에 상처를 받아 골프를 그만두었던 기억을 떠올렸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 권유로 시작한 골프를 5학년 때 중단하기도 했었다.

휠체어를 타고 연습장에 함께 다닌 아버지를 보며 ‘저렇게까지 골프를 해야 하나’라는 주변의 수군거림 때문이었다.

그리고 알려지지 않은 것 중 한 가지는 바로 어린 시기에 경쟁 구도에서 받은 상처 때문이었다.

선수들과 골프를 시작하면서 친하게 지내다가도 대회에만 들어가면 경쟁 때문에 변하는 것이 싫었다.

인사도 안하고 경쟁으로 인해 서로 필드 위에서 기선제압 으로 기 싸움을 하느냐고 친했던 모습은 없고

냉랭해져야 하는 분위기를 견디기 힘들었다. 그래서 골프를 그만뒀었다.”

하지만 3년 동안 골프채를 잡지 않은 이정은6는 ‘가족’을 위해 다시 골프 채를 잡게 된다.

‘티칭(교습)이라도 하면 가정에 보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중3 때 골프를 다시 시작한것이다.

그리고 2년 만인 고2 때 전국대회에서 우승하며 마음을 굳혔고 이후로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 나갔다.

2016년 모은 상금(약 2억5,000만원)으로는 전세자금을 보태고 아버지에게 전동 휠체어도 선물했다.

모든 우승컵이 소중하고 기억에 많이 남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은 바로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셜 대회 우승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그때 베스트 스코어가 7언더였다.

7개 언더에서 바로 12개 언더로 넘어가는 그런 라운드였제가 8개 언더만 꼭 쳐보자 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열심히 치던 도중에 12언더파를 기록하게 되었고, 우승이라는 행운까지 얻었다.

우승 후 박세리 선배님이 우승을 축하한다면서 한번 안아주셨는데, 그 포옹 한번이 지금생각해도 눈물이 나올 정도로 너무 울컥했다.”

특히 이정은6는 2017년 시즌에는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비결은 무엇일까? 스스로 ‘깡’이라고 말했다.
“딱히 어떤 방법을 해서 그렇게 되었기 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부유하게 좋은 환경에서 한 게 아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이겨내고 버티고 이 악물고 하는것이 몸에 밴 것 같다.

안되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 몸에 밴 것 같고 그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다.”

이어 “골프는 자만하면 안 되는 것 같다. 항상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골프를 임하다 보면 열심히 안할 수가 없고

살짝이라도 골프가 쉬워지려나?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다시 골프는 멀어지고 어려워진다.

이러한 점을 늘 기억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시즌 4승을 거두며 최고의 한해를 보낸 이정은6는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
“ 항상 저는 큰 목표를 두고 골프를 해오지 않아서 지금도 뭐 목표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전전긍긍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먼저 저희가 4승을 했으니까 디펜딩 챔피언으로써 타이틀방어 하나라도 해보고 싶고, 메이저 우승, 모든 선수들이 바라는 메이저우승이 목표다.

 동계 훈련 때는 변화보다는 지난해의 좋았던 스윙과 리듬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근력 운동 중심으로 체력을 키웠고 기술적으로는 바람 속 플레이를 비롯한 트러블샷에 대비해 연습했다.

골프가 밀당을 하기 때문에 올해는 작년보다는 힘들꺼 같다. 하지만 올해는 기다리는 골프를 해야 저한테 오지 않을까 싶다.”

이제 도전을 받는 입장이 된 이정은의 경계대상은 누구이고 보완점은 뭘까.
“골프는 변수가 많은 운동이라 모든 선수가 라이벌이고 경쟁자이기 때문에 누구를 의식하기보다는

제 플레이를 차분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완해야 할 점은 기량보다 마음가짐이다.”

 


 

특히 수퍼 루키 최혜진과의 경쟁구도는 올 시즌 KLPGA 투어 속 핫한 관심사다.
“제가 옆에서 최혜진 선수를 봤을 때 저보다 되게 성숙하고 더 높은 플레이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선수랑 라이벌 구도라는 거 자체도 저는 너무 뿌듯하다.

올해 그런 구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도 생길 것 같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정은6는 박세리·신지애·박인비 등 한국 여자골프 ‘지존’의 계보를 이을 재목이다.

오늘도 올 시즌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리는 이정은6는 “올해 2018년도도 2017년도보다 더 성숙한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저희 KLPGA 선수들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많이 골프 시청해주시길 바란다” 고 인사를 전했다.  

 

(SBS골프 이향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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