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위 '대세'는 순백의 천사였다.
27일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KLPGA 대상 시상식'.
이정은(21)은 시상식 내내 잠시 앉아 있을 틈이 없었다. 쉴 새 없이 이름이 불렸다.
주요 부문에 대한 2부 시상식에서 무려 7차례나 무대 위를 오르내려야 했다.
수상 부문마다 소감을 바꿔서 말하는 것도 힘들 법 했지만 그는 센스있는 각기 '다른 답변'으로 뜨거운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정은은 이날 신부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흰색 드레스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KLPGA 투어의 한 시즌을 정리하는 시상식. 이날은 2017년의 '대세' 이정은을 위한 완벽한 하루였다.
2017년은 누가 뭐래도 이정은의 해였다.
시즌 종료와 동시에 성적으로 정하는 4개 부문(대상, 상금, 평균 타수, 다승 ) 전관왕을 확정한 그는
팬들이 뽑는 인기상과 기자단이 뽑은 베스트플레이어트로피 등 투표상까지 싹쓸이 하며 완전무결한 전관왕에 올랐다.
KLPGA 역사상 한 선수가 6관왕에 오른 것은 이정은이 처음이다.
성적으로 받는 대상, 상금, 평균 타수, 다승 4개 부문의 전관왕은 올시즌 이정은 외에도
신지애(29), 서희경(27), 이보미(29), 김효주(22), 전인지(23) 등 5명이 더 있었다.
2014년부터 시상이 이뤄진 베스트플레이어 트로피는 2014년 김효주(22), 2015년 전인지(23), 지난해 박성현(24)이 수상했다.
하지만 인기상이 2014년 전인지, 2015년 박성현으로 엇갈리며 6관왕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박성현이 베스트플레이어와 인기상을 동시에 받았지만 대상을 포인트 1점 차이로 고진영(22)에게 내주며 6관왕 달성에 실패했다.
시즌 4승으로 최다승을 거머쥔 이정은은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
최다 우승 뿐 아니라 74.07%라는 압도적인 톱10 피니쉬율로 꾸준함의 대명사가 됐다.
이러한 꾸준함을 무기로 이정은은 대상 포인트 691점을 획득하며 2위 김해림(422점)를 크게 앞섰다.
티업비전 상금순위에서도 유일하게 10억원(11억4905만2534원)을 넘기며 2위 김지현(26·7억8997만2341원)을 압도했다.
평균타수도 69.80타로 고진영(70.18)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이정은은 "올해 마무리하면서 너무 상을 많이 받는 것 같은데 인기상까지 주셔서 감사드린다.
상을 많이 주신만큼 더 열심히 해서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특히 막판까지 가장 치열한 경쟁 끝에 차지한 최저타수상에 대해서 "가장 어려울 것 같았는데 마지막까지 집중한 덕분에 수상할 수 있었다.
내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상"이라며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