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주는 스윙, 성현은 장타… '핫식스'는 킬러 멘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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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4승, 상금 10억 눈앞… 이정은이 잘나가는 비결은
박세리 "위기서도 안 흔들려… 자기 확신이 아주 강한 선수" 

 

최근 이정은(21·토니모리)과 우승 경쟁을 하는 선수들은 벽에 부딪힌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24일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이정은 우승)에서는 김지현이 3라운드 버디 행진으로 추격전을 벌였지만 이정은은 꿈쩍도 않았다.

흔들리고 무너진 쪽은 오히려 김지현이었다.

이정은은 최근 22개 대회에서 한 차례도 컷 탈락이 없었고,

 17차례 톱 10에 올라 4승을 거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18홀 최저타 기록(12언더파 60타)까지 세웠다.

평균 드라이브 샷 252야드(16위), 페어웨이 적중률 78%(16위), 그린 적중률 78.6%(3위), 평균 퍼트 수는 29.7개(3위)다.

샷을 고르게 잘하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인 능력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동료들은 “장타도 아니고, 퍼팅이 굉장한 것도 아니고, 쇼트게임은 서툰 구석도 있는 것 같은데 내가 왜 졌지?” 하는 생각을 갖는다.
 



이정은은 골프 공에 숫자‘6’을 적어 넣고 경기한다. 자신의 KLPGA 등록명인‘이정은 6(식스)’를 브랜드처럼 활용한다.
팬텀 클래식이 열리는 경기 용인의 88컨트리클럽에서‘6’자가 적힌 공을 들어 보이는 이정은.
27일 만난 그는 “저도 이런 성적이 신기해요”라며 “코치 선생님도 ‘이 정도 기술로 이런 성적 내는 게 놀랍다.
스윙 제대로 가다듬으면 어떤 성적을 낼지 무섭다’고 하시던데요”라며 웃었다.
프로 2년 차, 생글생글 잘도 웃는 이정은은 영락없는 ‘베이비 페이스(baby face)’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정은에게 ‘킬러 멘털’이 있다고 본다. 박세리는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질 않는다.
나도 예전에 ‘나가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경기했는데, 이정은도 자기 확신이 아주 강한 선수”라고 했다.
최진하 KLPGA 경기위원장은 “프로 2년째에 이렇게 냉철하게 경기하는 선수는 처음 본다”고 했다.
선배 김효주가 동료도 부러워하는 완벽한 스윙, 전인지가 어려운 코스를 공략해가는 컴퓨터 계산력,
박성현이 엄청난 장타를 앞세운 닥공(닥치고 공격) 능력이 있다면 이정은은 ‘킬러 멘털’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의 멘털은 어디서 왔을까. 성장 과정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정은이 어린 시절, 아버지는 교통사고를 당해 평생의 장애를 안았다. 지금도 휠체어에 앉아 있다.

그러면서도 아버지는 차량을 개조해 딸을 늘 훈련장과 경기장으로 데리고 다녔고, 장애인 탁구대회에 출전하며 의욕을 잃지 않은 인물이었다.

어머니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도 늘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살라”고 가르쳤다.

이정은은 초등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가 5학년 때 흥미를 잃었지만

중3이 돼서 “티칭 프로를 해야겠다”는 현실적인 생각으로 다시 클럽을 잡았다고 한다.

이정은은 “저에게 골프는 꿈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었다”고 말한다.

이정은이 제일 좋아하는 말이 ‘아모르 파티(운명에 대한 사랑)’다.

이정은은 올해 US여자오픈을 공동 5위로 마쳤다.

“US여자오픈은 한 차원 높은 다른 대회인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한국 여자오픈과 비슷하더군요. 제 골프에 대한 믿음이 더 생겼어요.”

이정은은 US여자오픈 이후에만 3승을 추가하고 있다.

동명이인이 많아 KLPGA 등록명 ‘이정은 6(식스)’로 불리는 그는 요즘 화끈한 경기력 때문에 ‘핫식스’라는 새 별명을 얻었다.

그는 29일 개막하는 팬텀 클래식에서 시즌 5승과 상금 10억원 돌파(현재 9억9518만원)에 도전한다.

후원사가 화장품 업체(토니모리)인 그는 지난주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우승 공약으로 ‘화장품 선물’을 내걸었다.

그는 이번 대회 갤러리에게 매일 600명씩 1800명에게 자비로 구입한 화장품 선물을 ‘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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