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투어 12년차 베테랑 윤채영이 올해는 일본으로 영역을 확장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터닝포인트를 만들고 싶어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12년 차 베테랑 윤채영(30ㆍ한화)은 올해 일본에서 '제2의 골프인생'을 시작한다.
지난해 12월 일본 지바 도큐에서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 최종 4차전에서
공동 4위에 올라 상위 30명에게 주는 2017시즌 시드를 따냈다.
"정체된 느낌이어서 변화를 주고 싶었다"고 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선택한 이유다.
윤채영이 바로 KLPGA투어의 '원조미녀'다.
2009년 처음 선발한 홍보모델 1기로 출발해 지난해까지 유일하게 8년 연속 자리를 지켰다.
172cm의 큰 키에서 출발하는 시원시원한 스윙이 일품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에 입문해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치는 등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프로생활은 그러나 녹록지 않았다.
2005년 19세의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프로로 전향했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2006년부터 11년 동안 시드를 유지할 정도로 일관성은 돋보였지만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다행히 2015년 7월 제주 삼다수여자오픈에서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무려 160경기 만에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내는 끈질긴 투혼이다.
"우승이 없는 많은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되고 싶었다"며 "은퇴를 고민하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롤 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28개 대회에서 '톱 10' 진입 두 차례, 상금랭킹 52위(1억2967만원)에 그쳤다.
막판 분전으로 가까스로 시드는 지켰지만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였다.
JLPGA투어로 눈을 돌려 '인생 2막'을 설계했다.
지난해 4월 초청선수로 나선 JLPGA투어 야마하레이디스오픈 3위가 출발점이 됐다.
3라운드까지 2타 차 선두를 달리면서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무엇보다 10대 후반과 20대 초반이 주름잡고 있는 국내와 달리 베테랑이 힘을 내는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선수 중심의 대회 운영이 너무 좋았다"면서 "연습 환경과 갤러리 매너 등 모든 게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시드전을 통과하자마자 일본 언론의 인터뷰 세례를 받는 등 현지에서도 뜨거운 반응이다.
"이보미와 김하늘에 이어 한국을 대표하는 미녀골퍼 윤채영이 합류한다"고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고 있다.
데뷔 첫 해 우승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38개 대회를 소화하는 JLPGA투어의 일정을 고려해 현재 국내에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달리기, 수영, 스키훈련 등으로 강한 체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루키 시절 이후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레임"이라며 "일본에서도 꼭 우승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는 3월2일 다이킨오키드레이디스에서 대장정에 돌입한다.